변함없는 그때 그 미모 “비결은 쿨한 성격이죠”총각네 야채가게 수·목요일 밤 9시 20분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20대 딸을 둔 엄마 역할을 맡은 황신혜는 “나이가 드니까 편안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채널A 제공
‘총각네…’에서 황신혜가 연기하는 최강선은 주인공 한태양(지창욱)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진진심(왕지혜)의 엄마다. 재벌가 사모님이 되기 위해 친딸이 아닌 진진심을 자신의 딸로 둔갑시키는 인물이다.
“10대 딸을 둔 엄마는 해 봤는데 20대 딸을 둔 엄마 역할은 처음이라 망설였어요. 역할과 대본이 재미있어서 하게 됐죠. 악역인 듯하면서도 아픈 상처가 있는 이중적인 인물이거든요.”
“며칠 전 최강선이 사고로 죽은 친딸을 화장하는 장면을 촬영했어요. 딸이 전화로 ‘엄마 내 생각 했어?’ 묻기에 ‘그럼, 생각했지’ 했더니 그게 싫은가봐, 자기가 죽었다는 느낌이…. ‘엄마 난 안 죽어!’ 하더라고요. 딸 또래의 아이들이라 대본 읽을 때부터 많이 울었어요.”
황신혜는 1983년 데뷔한 29년차 배우다. 그녀와 떼놓고 생각하기 힘든 ‘대표 미인’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은지 물었다.
“지켜가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은 되죠. 40대 초반에 제가 출연했던 토크쇼 화면을 모아서 본 적이 있어요. 저에 대한 수식어가 전부 예쁘다는 내용들이었죠. 전엔 잘 몰랐는데 그 수식어가 감사하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어요.”
젊었을 때는 40세가 되면 당연히 배우를 그만두고 살림하고 있을 줄 알았다는 그녀다. 하지만 요즘엔 “작품을 하면 할수록 계속 재미있다. 나이대를 달리하면서 계속 새로운 걸 하게 되니까”라고 했다. “요즘엔 한참 연하의 남자 배우와도 작품을 하고, 황혼 로맨스도 많아지잖아요. 할 수 있는 한 연기하려고요.”
“아름다움은 건강에서 오는데 마음이 더 건강해야 해요. 저는 성격이 단순한 편이어서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나쁜 일, 관심 없는 일은 빨리 잊어버려요. 힘든 일이 왜 없겠어요. 그럴 땐 이만하길 다행이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죽으란 법은 없잖아요.”
그녀의 매니저도 “누나는 뒤끝이 없어 좋다”고 거들었다. 적잖은 여배우들이 까다롭게 굴면서 매니저를 자주 바꾸지만 그녀와 매니저는 10년 지기다.
황신혜는 3년째 한식 요리를 배우고 있다. 시간이 날 때면 최명길 윤현숙 등 절친들을 불러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기 좋아한다. 최근 개발한 돼지갈비 김치찌개, 뭇국, 갈비찜은 정말 맛있다고 한참 자랑했다.
나이 들어 ‘보이진’ 않지만 나이가 ‘든’ 그녀다. 하지만 그녀는 나이가 들어 좋다고 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