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 6信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원정대 박정헌 대장이 네팔 서부 실가디 마을에서 비행하고 있다. 독수리가 함께 날고 있다. 독수리는 패러글라이더의 친구다. 날갯짓을 적게 하고 기류를 이용해 상승하는 독수리의 비행원리는 패러글라이딩의 비행 원리와 비슷하다. 실가디=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원정대장 박정헌)을 하고 있는 홍필표 대원은 최근 해발 3000m 지점의 인도 산간마을에 불시착했다. 그가 지닌 기본 장비는 30kg에 달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패러글라이딩에 달고 광각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헬멧과 몸에 부착했다. 무전기와 휴대전화 외에 위성전화도 지녔다. 무전기는 같이 하늘을 날고 있는 대원들 간의 교신에 쓴다. 위성전화는 휴대전화가 통하지 않는 산간 지역에 내릴 경우에 대비한 비상용이다. 이들을 충전하기 위한 태양열 충전기도 지녔다. 침낭과 비상식량도 챙겼다. 쌀과 고열량 죽, 물만 부으면 부풀어 오르며 조리가 되는 비상용 밥과 식수를 담았다. 현지 화폐도 있다.
기류가 잦아들면서 비행이 불가능해지자 홍 대원은 이름 모를 산간 지역에 불시착을 감행했다. 착륙할 때의 하강 속도는 시속 20∼30km에 이른다. 지상에 있는 장애물을 사전에 충분히 파악하지 못할 경우 충돌사고가 일어난다. 실제로 이번 비행 중 홍 대원 외에도 함영민 대원과 박정헌 대장이 착륙할 때 나무와 돌담 등에 부딪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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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밤. 함 대원도 산속에 불시착했다. 지친 함 대원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왔다는 사업가를 만났고 그는 자신의 일정을 중단한 채 함 대원을 데리고 인근 마을로 데려가 숙소를 잡아 주고 식사를 대접했다. 함 대원은 “그의 호의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팔의 관광 거점인 포카라에 머물고 있는 대원들은 장비 점검을 마친 뒤 다시 산맥을 따라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히말라야 지역을 향해 간다.
히말라야 산중에서 만난 소년들. 헬멧을 써보며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포카라=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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