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후예로 자부하는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빠져 글로벌 경제위기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초(超)위험수위인 연 7%를 넘었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은 국채금리 7% 돌파 후 얼마 안 돼 외부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중 독일 프랑스에 이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쇼크로 그제 유럽과 미국, 어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가가 모두 폭락했다.
▷역대 정권의 퍼주기식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실업률, 정치리더십 혼란이 이탈리아의 추락을 불렀다. 국가채무 규모는 1조9000억 유로(약 2926조 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18%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아니라 ‘구제하기엔 너무 큰 대마(Too big to bail out)’라는 말도 나온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6%와 0.3%에 불과하다. 재정건전화와 성장률 제고, 정치 불안 해소 없는 외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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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