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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힐턴가 상속녀 니키, 서울 깜짝 방문 왜? “카멜레온 백을 부탁해!”

입력 | 2011-11-11 03:00:00

‘일본의 샤넬 백’ 사만사 타바사 한국 론칭 축하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힐턴’가의 상속녀이자 패셔니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패리스(30)와 니키 힐턴(28) 자매. 그중 동생인 니키가 한국을 찾았다. 채 48시간이 되지 않는 초스피드 방한 일정이었지만 동아일보 위크엔드3.0이 할리우드의 대표 ‘셀럽(유명인사·celebrity의 줄임말)’인 그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다.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의 한 객실에서 만난 니키는 목청껏 큰 소리로 웃다가 파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새침하게 토라지고, 또다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 니키, 디자인 직접 참여

니키는 언니인 패리스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힐턴호텔의 상속녀라는 타이틀만을 쥐고 있지 않다. 모델, 의류사업가, 디자이너, 배우 등 다방면에서 카멜레온처럼 색다른 매력과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의 샤넬’이라 불리는 핸드백 브랜드 ‘사만사 타바사’의 한국 론칭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핸드백 브랜드 행사장을 찾은 건 사만사 타바사와의 긴 인연 때문이다.

“17세 때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사만사 타바사 파티를 찾았다가 (사만사 타바사 측으로부터) ‘직접 백을 디자인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마침 파슨스(패션디자인 명문학교)에서 공부하던 때라 흔쾌히 받아들였죠. 10대 때 만난 인연이 벌써 20대 후반까지 이어졌어요. 사만사 타바사는 제게 ‘제2의 가족’과도 같아요.”

니키가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2번째다. 그는 2008년 자신의 패션브랜드 ‘니콜라이’와 ‘칙 바이 니키 힐턴’을 국내에 내놓았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그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전날 밤 모자를 쓰고 호텔 근처 백화점 매장을 돌아봤는데 쇼윈도에 걸린 옷이나 사람들의 스타일이 미국과 큰 차이가 없었어요. 한국 여성들은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날 니키는 레오파드 무늬가 새겨진 블랙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특별한 장식 없이 앞코가 뾰족한 블랙 하이힐을 신고 알이 굵은 반지와 팔찌로 포인트를 줬다. ‘핑크 마니아’인 언니 패리스와 달리 그는 검은색, 회색 등 모노톤의 색상을 선호한다.

▼패리스 언니는 감성의 여왕… 저는 신중하고 심각하죠▼

사만사 타바사는 일본에서 ‘셀럽 마케팅’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매장 오픈 행사에는 니키 힐턴(왼쪽에서 5번째)을 비롯해 일본 배우 에비하라 유리(4번째)와 일본 모델 롤라(6번째), 그리고 한국 걸그룹 애프터스쿨이 참석했다. 사만사 타바사 제공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스타일에 액세서리나 가방, 신발처럼 아이템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을 즐긴다.

“모든 유행을 다 쫓아가긴 힘들어요. 제 옷장엔 손때가 묻은 하얀색 샤넬백이 있죠. 장식이 많이 달리지 않고 디자인이 화려하지 않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멋을 내고 싶다면 코트에 투자하죠. 코트는 쉽게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큰돈을 주고 사도 아깝지 않아요. 투자할 아이템으로 하나 더 추가한다면 신발일 것 같아요. 지금 입은 레오파드 무늬는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멋스럽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아이템이에요.”

○ “‘힐턴’은 축복이자 저주”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물었다. ‘힐턴’이란 성이 가진 무게감이 어떤지 궁금했다.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의 지난 28년간의 삶은 어땠을까.

“‘힐턴’이라는 성이 저한테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그 성 때문에 사람들이 저에 대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거짓을 말하기도 하죠. 축복일 수도 저주일 수도 있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세기의 상속녀는 힐턴이란 성에 다분히 훈련된 듯 보였다. 사실 그만한 부가 있다면 굳이 일을 안 하고도 살 수 있을 텐데 모델, 의류사업가, 디자이너, 영화배우 등 여러 타이틀에 도전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한국의 재벌가에서는 여성들이 대외 활동을 꺼린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힐턴가는 달라요. 힐턴이라는 성에 걸맞게 자기 몫을 해내야 해요. 10대 때부터 ‘여자도 자기 일을 가져야 한다’고 훈련받았어요. 지금 하는 사업도 가끔 가족의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문제가 닥쳤을 때 제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가야 해요.”

니키는 언니인 패리스와 묶여 거론되곤 한다. 특히 패리스가 대중의 이목을 끄는 화려한 이미지와 돌발적 언행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터라 힐턴 자매는 파파라치 사진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날 만난 니키는 차분하고 신중했다. 다른 해외 유명 스타와 달리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할리우드 대표 악동’으로 꼽히는 언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언니는 저한테 최고의 친구예요. 하지만 우리는 아주 달라요. 감수성이 풍부한 언니는 엄마를 닮았고, 저는 아빠를 닮아 매사에 심각한 편이죠. 저는 패션 쪽 일을 하지만 언니는 음악, 영화, 향수, 애견 문제 등 많은 일에 관심이 있어요. 언니의 그런 열정은 참 닮고 싶어요.”

또 그는 인터뷰 중간 자신이 차고 나온 팔찌를 흔들어 보이며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한 명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일하는 아니타 고라고 소개했다. 한국인 친구와 종종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식당에서 불고기를 먹고 한국 음악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보기도 한다고 했다.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일은 지난해 선보인 액세서리 브랜드 ‘니콜라이’에 대한 작업이죠. 미국으로 돌아가면 뉴욕에서 선보일 액세서리 쇼룸부터 찾아 점검해야 해요. 나중에 한국에도 제 액세서리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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