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중심국으로 가는 돌파구를 찾았다.”(일본 언론)
2007년 4월 2일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을 때 중국 일본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런 평가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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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수출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해방일보는 “2003년부터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한국을 대신해 왔는데 FTA 이후 많은 기회가 한국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경제망은 ‘한미 FTA가 중국에 화를 미쳐 일부 수출상들이 중국을 포기하고 한국에 투항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본이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심지어 중국이 한국에 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세계의 투자가 중국에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우려까지 나온 것은 그만큼 한미 FTA로 인한 충격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한미 FTA 협상 타결 직후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한 FTA 조기 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일본과 중국의 틈에 끼어 있던 한국이 FTA를 통해 중심국가로 나서려고 하는 것”이라며 경계했다. 또 “일본은 농수산품 관세 폐지문제에 발목이 잡혀 세계 무역 자유화의 조류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자국 정부를 비판했다. ‘FTA 후진국’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우리의 경쟁 국가들은 이렇게 부러움과 경계심이 뒤섞인 시선으로 한미 FTA를 바라봤고 그 시선은 현재까지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한미 FTA를 둘러싸고 온갖 유언비어가 횡행하고 이념 전쟁의 양상까지도 보인다. 이런 상황을 이웃 국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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