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前총영사 출사표… 허준영-윤재옥도 거론
2009년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용산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석기 주오사카 총영사가 돌연 사의를 표하고 7일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 코레일 사장,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등도 출마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8일 “김 전 총영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고 조만간 경찰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있어 내년 총선에 나갈 전현직 경찰 인사의 윤곽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마설이 있었던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유임이 확실시되면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국회에 포진해 있는 가운데 불리하게 싸워왔다. 그 바람에 경찰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 때는 경찰 출신 의원들이 많아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총선 출마를 위해 7일 귀국하는 등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고 윤 전 청장도 23일 자서전 성격의 책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 사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했다. 김 전 총영사는 후임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내고 귀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은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총영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개월짜리 총영사 자리는 애초에 거절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 한 달 전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에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히고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으로 이동하고 새 경기경찰청장에 이철규 경찰청 정보국장이 승진 기용되거나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옮겨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박 차장은 유임 전망도 나온다. 경찰대학장과 부산청장에는 조길형 기획조정관과 강경량 전북경찰청장, 채한철 서울경찰청 차장 등이 거론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