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CBS 방송의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에서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우승한 권율씨를 기억하는 분들 많을 텐데요. 그가 이번에는 한국 대학 강단에 섰습니다. 김정안 기자가 권율씨를 만났습니다.
----
(시그널)
자막: 5일 연세대 백양관 강당
가을이 무르익는 대학 교정, 점심시간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현장 녹취)권 율
“인종차별적인 백인 이웃들이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몰래 우리 집 성탄 장식을 깨놓고 가곤 했습니다.”
2006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 리얼리티 쇼 최종 우승자로 벼락 스타덤에 올랐던 한국계 미국인 권율씨.
그가 백인 학생들의 왕따와 괴롭힘으로 고통스러웠던 자신의 유년기를 털어놓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외감에 고통받고 있을 한국 젊은이 상당수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권율/3:45
“절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외롭게 하는지 저는 잘 압니다. 도와줄 사람이나 단체도 없고 내 외로움을 이해할 사람이 없을 때 결국은 자학하게 되지요.”
그러나 중학교 시절, 한 친구의 자살은 큰 충격이었고,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권율/4:10
“아직도 제 삶의 어두웠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힘들었을 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 친구도 또 나도 더 빨리 그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유명세란 남을 돕는 데 쓰지 않으면 자신조차 잃어버릴 수 있는 모래성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TV오디션 공개 경쟁 트렌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인터뷰) 권율/29:18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급작스럽게 스타가 되면 교만에 빠지기 쉽고 또 그 것이 사라질 때 자존감 마저 잃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이 어린 친구들일 경우엔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통해 한미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권율씨.
최근 미국 공영방송 PBS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된 권율씨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채널 A 뉴스 김정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