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급 위생-최고 재료로 ‘명인 김치’ 담가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인 김순자 씨가 4일 자신이 운영하는 한성식품 부천 본사 공장에서 해외에 수출되는 김치 제조법을 안내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4일 부천 본사 공장에서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비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조과정에서의 위생수칙은 지나칠 정도로 엄격했다. 호텔 미군 등에 공급하는 특품 김치를 생산하는 2층 작업장에 들어가기 전 1회용 웃옷(가운), 덧신, 모자를 쓴 뒤 정화용 ‘공기 샤워’를 해야 했다.
바닥은 아주 정갈했고 원재료와 완제품을 담는 플라스틱 박스는 3가지 색깔로 구분돼 있었다. 빨간색은 바닥 깔개용, 노란색은 반제품 운반용, 파란색은 완제품 보관용이다. 또 생산자가 김치를 담그다 화장실 등 작업장 외부로 드나들 때 고춧가루 등이 묻은 손을 쓰지 않고 발로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자동 개폐장치를 설치해 뒀다.
광고 로드중
이 회사에 공급되는 주요 원자재 산지는 계절별로 달리 선택된다. 김 대표는 “봄과 가을엔 충청 지역, 여름엔 강원 고랭지, 겨울엔 해남과 진도 등 전남지역에서 계약 재배되고 있는 배추 무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명인 김치는 원재료 선별단계부터 특이하지만 양념류 제조법이 더욱 독특하다. 포기김치에 들어가는 천연 양념류는 30가지가 넘는다. 양파 배 무 등 3가지를 간 ‘3즙’으로 단맛을 내고 갈치 밴댕이 등을 배합한 젓갈은 명인만의 비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 출품됐던 황제김치.
이 회사 김치는 외국인 입맛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다보스포럼 식탁에 올려졌던 황제김치는 깻잎양배추말이김치, 미니롤보쌈김치, 치자미역말이김치, 인삼백김치 등 7가지 무지개 색깔로 구성돼 도자기용기에 담긴다.
광고 로드중
김 대표가 주도하는 김치연구소는 저염도김치, 망고스틴김치 등 기능성 건강김치와 약성김치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싱가포르 국제발명회, 미국 식품박람회, 러시아 모스크바식품박람회, 중국 상하이식품박람회, 일본 도쿄식품박람회 등 세계 각종 박람회에 초대됐다.
세계김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김치기술 개발로 여성발명훈장, 철탑산업훈장,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김 대표는 “외국인에게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냄새를 최소화하면서 천연유산균을 살리고, 먹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김치를 꾸준히 개발해 김치 세계화를 이루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