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까지만 해도 무대 위에서 여성의 역할은 남자 배우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 여배우의 등장으로 무대의 분위기는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바로 복혜숙(사진)의 이야기다.
1904년생인 복혜숙은 18세 때 신극좌에 입단, ‘오호 천명’으로 데뷔했다. 그는 연극무대에서 ‘진짜 여배우’로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복혜숙은 한국 최초의 여배우로 추앙받고 있다.
1982년 오늘, 복혜숙이 7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최초의 여배우이면서 한국영화사의 산증인으로 불린 이였다.
토월회 등을 거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벌인 복혜숙의 영화 데뷔작은 1926년 영화 ‘농중조’. 신여성 역할을 맡아 각선미를 드러내며 신선한 충격을 몰고오기도 했다. 17세 때 윤백남 감독의 방역 계몽영화에 가명으로 출연했다는 기록도 있다. 1940년 작품 ‘수업료’의 할머니 역을 계기로 주로 노역을 연기한 복혜숙은 해방 이후에는 어머니 역으로 명성을 떨쳤다.
‘낙화유수’ ‘청풍’ 등 모두 4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복혜숙은 “배우가 되기 위해 태어났으므로 은퇴는 없다”며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도 영화 ‘낮은데로 임하소서’ 까지 출연할 만큼 평생 열정을 불태우며 살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