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의원이 받는 돈과 달리 용처 투명공개”■ 범야권 후보 TV토론회서 兩朴 날선 공방
○ “재벌 후원금은 장물” vs “개인이 받은 게 아냐”
토론회의 최대 이슈는 박 변호사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으로 시민단체에 재직하면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이다. 박 후보는 “금융권에 상처를 준 론스타에서도 후원금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다. 한 손에는 (시민단체의 감시라는) 채찍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으론 후원금을 받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는 아예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장물’ 같은 돈을 갖고 착한 서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그러나 박 후보는 “나는 기자 시절부터 재벌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박 변호사는 재벌 후원금을 받으며 ‘고맙다, 고맙다’ 했다”며 “나는 (지난 대선 때) BBK 의혹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끊임없이 맞서고 그로 인해 핍박을 받았지만 박 변호사는 이 대통령을 ‘아름다운재단’ 명예고문으로 모시고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했다”고 한층 날을 세웠다.
이에 박 변호사는 얼굴을 붉히면서 “현 정권에 맞서 박 의원이 많은 투쟁을 한 것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나도 국가정보원 사찰을 받고 억압을 받았다. 박 의원이 혼자 정의를 세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통합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30일 TV 토론회에 앞서 손을 모으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민사회 진영의 박원순, 민주당 박영선,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정체성 시비
박 변호사는 즉각 “박 후보의 주장은 앞뒤가 잘린 언론 보도 발언을 토대로 한 것인데 본인에게 확인한 뒤 주장했으면 좋겠다”며 “노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2007년 3월 1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한 기록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변호사 측 송호창 변호사는 토론회가 끝난 뒤 논평을 내고 “(논란이 된 발언은) 국회의 권한 남용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다”며 박 후보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드러났다. 박 후보는 “80% 이상 사업이 진행된 상황에서 앞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했고, 박 변호사는 “80% 이상 진행됐다는 건 서울시 주장”이라고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