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탐한 표고로 수제비백성 구한 도토리로 밀쌈
표고버섯수제비 조리-사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만물이 풍성해진 가을, 사찰음식의 대가 선재 스님은 제철 임산물로 식탁을 꾸미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고 했다.
버섯은 지금이 좋다. 제일로 치는 것은 송이·능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표고다.
효능이야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깊어가는 가을, 우리의 식탁을 표고버섯과 도토리로 꾸며 보자.
표고버섯수제비
지난 추석 때 가장 인기를 모았던 선물 중 하나가 버섯이었다. ‘숲에서 나는 고기’ 버섯은 가을이 제일이다.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신(神)의 식품’이라고 했다. 중국인들은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여겼다. 표고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함량이 높아 누구에게나 좋다. 말렸다가 사용하면 영양이 높아지고 감칠맛이 더해지는 게 특징이다.
국내산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중국산 북한산이 많은 게 유감이지만 산림청이나 산림조합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임산물 수출액(1억5400만 달러)이 전년에 비해 25% 늘었는데 마른표고가 효자노릇을 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등은 싫어한다. 효능과 효과가 좋은 데도 말이다.
이럴 땐 표고버섯수제비는 어떨까. 먹을 사람에 맞춰 요리하는 시대의 ‘장금이’가 되자.
표고버섯수제비는 가루를 사용하지만 마른표고가 있다면 빻아서, 생표고가 있다면 곱게 갈아 밀가루와 반죽하면 된다. 국물 뒷맛까지 버섯 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도토리밀쌈
도토리밀쌈 조리-사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그중 밀쌈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본래 밀쌈은 음력 6월 보름 유둣날에 먹는 유두절식(流頭節食)의 하나였다. 밀가루를 물로 묽게 반죽해 동그랗고 얇게 부쳐 채 썬 버섯, 오이, 쇠고기 등을 말아 먹는 여름철 요리다.
도토리를 많이 먹는 지역에서 도토리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도토리밀쌈을 만들어 먹었다.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모양이 예쁘다. 양념간장에 한 입, 사라진 입맛이 돌아온다.
▼ 이렇게 만들어요 ▼
표고버섯수제비
재료 표고버섯가루 30g, 밀가루 2컵, 끓는 물 1컵, 소금, 다진 마늘, 후춧가루, 청주, 대파, 양파, 감자, 청양고추, 육수(다시마, 국물용 멸치)
1 표고버섯가루에 밀가루, 소금 1/2 작은술을 넣어 익반죽하여 30분 정도 둔다.
2 냄비에 찬물 8컵과 다시마를 넣고 끓인 뒤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3 대파 청양고추를 어슷썰기 하고, 감자는 한 입 크기, 양파는 1cm 두께로 썬다.
4 육수의 다시마와 멸치를 꺼내고 감자, 청양고추를 넣고 수제비를 한 입 크기로 떼어 끓인다.
5 수제비가 익으면 소금 후추 다진 마늘, 대파를 넣어 한소끔 끓여 완성.
재료 도토리가루 1컵, 물 1컵, 밀가루 1컵, 애호박, 표고버섯, 당근, 소금 적당량, 포도씨유
도토리밀쌈
재료 도토리가루 1컵, 물 1컵, 밀가루 1컵, 애호박, 표고버섯, 당근, 소금 적 당량, 포도씨유
1 호박과 표고버섯 당근은 얇게 채 썰어 놓는다.
2 달군 팬에 소금과 다진 마늘,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을 약간 넣고 재료별로 볶는다.
3 도토리가루와 물, 밀가루를 섞어 멍울 없이 잘 젓는다.
4 반죽을 국자로 떠서 적당한 크기로 부침개를 만들어 반쯤 익었을 때 재료를 올려 동그랗게 만다.
TIP 도토리밀쌈을 작게 만들기 번거로우면 부침개를 크게 말아 김밥처럼 넓게 만들고 재료를 넣어 잘게 썬다.
한식 중식 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