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유도 천재’로 불렸던 방귀만 대전체고 코치(왼쪽)가 ‘최민호 올림픽제패기념 2011추계 전국 중·고 유도연맹전’이 열린 김천 실내 체육관에서 고등부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제자들, 장석성 대전체고 감독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수상을 기뻐하고 있다. 김천|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광고 로드중
대전체고 개인전 첫날 금2·동2 수확 큰 공신
장석성 감독 “스타 밑에서 스타가 나옵니다”
유도를 했던 사람들은 정장을 입혀놓으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만큼 정말 잘 어울린다.
2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유난히 검은 정장이 잘 어울리는 ‘훈남’이 관중석과 경기장을 오가며 연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광고 로드중
방 코치는 용인대 재학시절, 1개국에 딱 1명만 선택해 수여하는 IOC 장학금을 받은 선수였다. 한국마사회를 거쳐 국군체육부대까지 66kg부터 73kg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작년 수원컵 마스터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왜 갑자기 고교 코치로 방향을 틀었을까.
“수원컵 우승 뒤 부상이 왔다. 원래 안 좋았던 허리와 팔꿈치가 더 아팠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운동을 쉬었다. 쉬고 있던 참에 대전체고에서 연락이 왔다. 가르치는 것도 공부라 생각해 수락했다.”
사실 방 코치는 대전체고와 어떤 학연도 없었다. 마침 3월 대전체고에 부임한 장석성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들어줄 거물 코치를 원했다. 대한유도회 조영철 전무의 추천을 받아 일면식도 없었던 방 코치의 영입을 강행한 것이다. “개천에서 용은 안 나와도 스타 밑에서 스타는 나온다”고 장 감독은 이유를 설명했다.
방 코치가 5월 부임한 이후 대전체고는 전국대회 메달만 25개를 따냈다. 그는 “가르치다 보니까 그동안 몰랐던 시야가 생긴다”고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미를 깨달아가며 장점을 살리는 눈높이 교육법에도 눈을 뜨고 있다.
광고 로드중
6년 열애 끝에 4월 결혼한 방 코치는 10월 말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잘 가르치고 잘 생겨서 좋다”라는 아이들의 환호를 들으니 앞으로 방 코치의 유도 인생은 절대 비운으로 수식될 수 없을 것 같다.
김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