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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선’ 범여권 분열 위기

입력 | 2011-09-20 03:00:00

한나라 “입당 기다린다” vs 이석연 “버릴 카드라며?”




야권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변호사에 맞설 대항마로 여권이 찾아낸 이석연 변호사가 오히려 한나라당의 부담이 되는 상황이 됐다. 이 변호사가 한나라당 입당을 거부하는 데다 여론조사 결과마저도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이 변호사 때문에 진퇴양난의 처지가 됐다.

○ 이석연 “손님 초대해 놓고…”

이 변호사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 자신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가 달라진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 변호사는 “손님 초대해 놓고 ‘버릴 카드’라니, 그런 소리 하는 것 아니다. 최소한의 양식이 있어야 한다. 정당으로서의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자신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저는 금요일(16일) 이후에야 (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루 이틀 (지나 실시된) 여론조사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에게 “이럴 수 있느냐. 내 길을 가겠다는 뜻을 홍준표 대표에게 전해 달라”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독자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주변에서는 독자 출마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다. 이대로 물러나면 선거혁명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이 변호사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대표 8인은 이날 밤 회동에서 이 변호사를 ‘시민후보’로 추대키로 했다. 이 변호사의 추대위원장은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 한나라당 “독자 출마? 설마…”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이 변호사가 입당한다면 짧은 기간에 (경선에서) 어필할 방법을 저희가 최대한 찾아보겠다”며 입당을 간청했다. 김 총장은 “후보 접수 마감일인 23일까지 이 변호사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이 후보를 낸다는 것은 처음부터 일관된 기조였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입당하지 않는 한 후보 단일화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 점에서 보수 시민사회세력의 이 변호사 추대 방침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한나라당이 자체 후보를 내지 말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입당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가 입당도, 출마도 하지 않고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해줄 것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의 독자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그러기야 하겠나. 그러진 않을 거다”라며 애써 부인했다.

22일경 경선 출마 선언을 앞둔 나경원 최고위원 측도 이러한 이 변호사의 강경한 태도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나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한나라당에) 화가 많이 나 있다고 들었다. (이 변호사가) 독자 출마하면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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