齊卿은 왕환이 卿을 攝行(섭행·대신 행함)한 듯하다. 옛날에는 외교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한 등급 승진시키기도 했다. 不爲小矣는 지위가 작지 않다는 뜻이다. 不爲近矣는 가까운 것이 아니다, 즉 거리가 가깝지 않다는 뜻이다. 反之는 제나라와 등나라를 왕복한 것을 말한다. 未嘗與言行事는 앞서의 未嘗與之言行事와 같은 말로, 그와는 공무를 결코 말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夫旣或治之의 夫는 발어사로 보기도 하고 삼인칭 대명사로 보기도 한다. 주희(주자)처럼 夫를 발어사로 보면, 이 구절은 ‘이미 일 맡은 혹자가 일을 처리했다’는 말이 된다. 夫를 삼인칭으로 보면, ‘그 왕환이 이미 일을 처리했다’는 말이 된다. 予何言哉는 내가 더 말할 것도 없다는 뜻이다.
정조대왕은 사신 가는 李福源(이복원)에게 내려준 시의 서문에서 ‘경으로 하여금 친히 일을 행하여, 有司(유사)가 이미 다스렸을 것이라 말하지 않도록 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夫旣或治之를 ‘이미 일을 맡은 혹자가 일을 처리했다’로 풀이하고, 맹자처럼 그렇게 말하는 일이 없도록 사신으로서 專權(전권)을 행사하라고 특별히 명한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