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여자주인 정유미. 그녀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연기하는 어린 연기자들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워 이들과 눈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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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니’의 그여자 정유미
공유 “상처입은 아이들과의 교감, 정유미라서 가능한 일”
대본 읽고 처음엔 “난 해줄게 없는데” 냉소
촬영때는 실화라는 것도 잊고 저를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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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가 선택하는 작품과 연기하는 캐릭터는 늘 변화무쌍하다.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의외’라는 평가도 자주 받는다. 저예산 독립영화나 드라마 주연을 맡았을 때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다섯편째 출연하는 것을 두고도 정유미는 “의외다”는 소리를 들었다. 영화 ‘도가니’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작품을 택할 때나 일상에 편견이 없어서 그렇다”고 자신의 의외성을 설명한 정유미는 “‘도가니’에 출연한 건 제가 생각해도 의외였다”며 웃었다.
‘도가니’ 시나리오를 처음 읽은 정유미는 충격을 넘어 냉소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도와줄 게 없는데”라는 생각과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더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장애아이들을 돕는 인권운동가 서유진 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건 “이 문제를 더 일찍 접하고 고민해왔던 사람들을 믿어보자”는 마음에서였다.
“촬영 때는 실화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연기가 가면일 수는 없지만 이번엔 그마저도 뛰어넘어야 했죠. 저란 존재는 아예 없애버렸어요.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고 날아가 버릴 작품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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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정유미와 아이들이 나눈 ‘교감’을 두고 함께 출연한 공유는 “어떤 여배우도 아닌, 정유미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