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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카다피군 승리 뒤엔 코드명 ‘노미디아’ 24세 女첩보원 있었다

입력 | 2011-09-14 03:00:00


24세의 한 리비아 여성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에 각종 군사 기밀정보를 넘겨줌으로써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서 익명을 전제로 이 여성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그 내용을 12일 보도했다.

나토군은 3월 19일부터 리비아 군사 개입을 시작해 카다피 군 기지와 무기 등에 대한 폭격을 해왔다. 하지만 이후 카다피군이 민간인 지역에 군사시설을 숨기거나 위장을 하는 바람에 정확한 폭격 대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토군 폭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까지 커졌다. 이때 나토군에 결정적 도움을 준 사람은 ‘노미디아’라는 코드명으로 활동한 24세의 여성이었다.

평범한 엔지니어였던 노미디아는 카다피가 반정부 시위대를 무참히 진압하는 것에 격분해 처음엔 카타르에 있는 반(反)카다피 성향 알아흐라르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현지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카다피군의 무기 보관 장소, 탱크의 위치 등 고급 군사정보도 전했고 방송사는 이 정보를 과도국가위원회(NTC)를 통해 나토에 넘겼다는 것. 노미디아가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반카다피 성향의 정부군 퇴역장교로 노미디아는 아버지를 비롯해 카다피에게 반대하는 고위 군 관료들에게서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노미디아는 자신의 첩보 활동이 카다피군에 발각되지 않게 하기 위해 휴대전화 7개, 심(SIM) 카드 12개를 바꿔 사용했다. 가족 몇 명을 제외하면 그녀가 어디에 머무는지 알 수가 없었다. 또 나토에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군사시설에 직접 차를 몰고 가서 수 시간 동안 정찰을 하기도 했다.

여자라는 것도 큰 무기였다.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이 이런 일을 하리라고 생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첩보활동이 쉬웠다는 것.

노미디아는 “약 두 달 전 카다피군에 잡힐 뻔한 일이 활동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회상했다. 당시 카다피군은 그녀의 심카드 중 하나를 추적해 성을 제외한 이름을 알아냈다. 그는 “그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계속 이동했고 가족들도 안전을 위해 이 집 저 집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NTC 잘릴 위원장, 트리폴리 첫 연설

한편 나토군은 지난 주말부터 카다피 친위대의 일부 거점도시에 폭격을 재개했지만 라스라누프, 바니왈리드 등지에서 여전히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 반군 대표인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12일 트리폴리 순교자 광장에서 처음으로 대중연설을 갖고 “온건 이슬람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 리비아를 건설하자”고 역설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