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전 준비운동만 제대로 해도 부상위험 줄어초보자들 부상 예방위해 쿠션 강화된 러닝화 신어야
‘안전한 달리기’란 무엇일가.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왼쪽), 황영조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가운데), 본보 이진한 기자가 토론하고 있다.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달리기는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생각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안전하게 달리기를 할 때 비로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달리기 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이에 따라 황영조 전 국가대표 마라토너(현 국민체육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 박원한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와 함께 부상 없이 즐길 수 있는 러닝에 대해 알아본다.
▽박원하 교수=세계적인 달리기 잡지 ‘러너스 월드’가 1만754명의 달리기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요. 이들 중 50%가 부상 때문에 달리기를 중단했습니다. 그만큼 러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부상을 입기 쉬운 운동입니다. 특히 달릴 때 충격을 그대로 받는 무릎과 발목은 위험을 항상 안고 있습니다.
▽이=달리기로 인해 생기는 무릎·발목 부상의 원인을 말씀해주세요.
▽황영조 감독=일반인은 러닝을 하다 무릎이나 발목에 통증이 오면, ‘러닝이라는 운동을 하면 원래 좀 아프지’, 또는 ‘내가 너무 무리해서 뛰었기 때문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상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내게 맞지 않는 러닝화, 체력과 신체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운동방법, 준비운동 부족, 잘못된 자세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일반인들이 달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러닝화의 선택일 것 같습니다.
▽이=부상 없는 안전한 러닝 자세와 방법은 무엇일까요?
▽박=먼저 사전 준비운동이 중요합니다. 준비운동만 제대로 해도 부상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준비운동은 본격적인 러닝을 시작하기 전 15∼30분 동안 걷기, 가볍게 뛰기, 스트레칭 순으로 진행합니다. 몸을 예열하는 거죠.
▽황=달릴 때는 그냥 ‘전신의 힘을 빼고 가벼운 기분으로’ 달리면 됩니다. 몸이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허리를 곧게 세우고 머리를 들고 달립니다. 또 어깨와 엉덩이는 수평 상태를 유지해 상체가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팔 동작은 팔꿈치로 뒷사람을 치는 느낌으로 앞뒤로 흔들어 줍니다. 이때 손은 계란을 쥐듯 살짝 쥐고, 시선은 5도가량 위쪽을 바라보며, 호흡은 복식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로 들이마시고, 코와 입으로 내뱉으면서 편안하게 호흡하면 됩니다.
▽이=사전 준비운동을 하고, 올바른 러닝자세를 지킨다면 부상의 염려가 없어지나요?
▽황=‘안전한 달리기’는 ‘부상 없는 달리기’입니다. 무작정 뛰다 보면 의욕만 앞서 오버페이스가 되기 쉽습니다. 부상을 입거나, 반대로 정해진 목표치가 없어 중간에 싫증을 느끼고 중단하기 십상입니다. 안전한 러닝은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게 맞게 달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안전하게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또, 자주 걷기와 가볍게 뛰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몸 상태에 맞는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걷기→빠르게 걷기→달리기 순으로 반복해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죠.
▽박=달리기를 잘못해 발목이나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처음에는 달릴 때 나타나는 약한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을 키워서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서 보내주는 원초적인 신호입니다. 근육인대조직의 손상으로 부분적인 통증이 나타나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운동을 멈추고 반드시 쉬어야 합니다. 필요하면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몸의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이=결국 안전한 달리기를 원한다면 빠르게 걷는 것도 방법인 것 같습니다. 빠르게 걷는 것도 조깅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자신의 신체상태에 맞춰 적절한 달리기방법을 미리 처방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