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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 뉴욕언론 평가

입력 | 2011-09-08 03:00:00

NYT “감동보다 과장된 느낌”
뉴욕포스트 “시각적으로 인상적”




이달 3일까지 미국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 오른 뮤지컬 ‘영웅’은 1997, 98년 이곳에서 ‘명성황후’를 공연했던 뮤지컬 제작사 에이콤의 야심작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을 들고 ‘명성황후’ 이후 다시 뉴욕을 찾은 연출가 윤호진 씨(에이콤 대표)는 현지 언론의 호평을 기대했지만 뉴욕 언론들의 평가는 냉정한 편이었다.

‘영웅’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자 공연리뷰 기사에서 “브로드웨이 식의 화려한 공연을 지향한 이 작품이 상업 뮤지컬과 선동적인 드라마 모두에 충실하려고 한 건 이상하다. 흠 잡을 수 없는 좋은 편과 철저하게 사악한 나쁜 편으로 가른 것은 감동을 주기보다 과장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또 이 신문은 “작품의 드라마가 선악을 너무 분명하게 구분하는 애국적인 이야기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고 뮤지컬 넘버 34곡에 대해 “외우기 쉬운 곡조인데 (가사의) 여운은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포스트는 인물들이 깊이가 없었으며 노래의 장황한 가사들은 단조롭고 융통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뮤지컬 ‘영웅’이 다룬 이야기는 무거운 역사수업이 될 가능성이 있고 특히 격동의 한국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훨씬 더 그렇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 뮤지컬이 녹음된 음악을 사용한 것은 관람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상적(ideal)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무대 연출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뉴욕포스트는 뮤지컬이 시각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스토리는 처지지만 무대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제작진은 관객을 놀라게 하는 데 종종 성공했다. 2막에서 실제 크기의 기차가 나오는 장면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였다”고 짚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안중근을 연기한 배우 정성화가 민족주의자를 위엄 있는 인물로 잘 표현했으며 링링을 연기한 전미도의 노래는 심장을 멎게 만들 만큼 호소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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