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
육우를 키우는 농민들도 마음이 무겁다. 한우는 우리 쇠고기라고 환영받고, 수입 쇠고기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환영받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먹을거리인 육우는 추석 상차림에서조차 호주산 미국산 쇠고기에 밀리고 있다. 차라리 수입 쇠고기를 조상님 차례상에 올릴지언정 우리 땅에서 자란 육우는 ‘젖소고, 맛없고, 나쁘다’며 구입을 꺼린다. 이런 잘못된 오해와 편견 때문에 우리 육우는 외면당하고 있다.
분명히 육우는 우유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젖소가 아니라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비육된 전문 고기소다. 한국에 들어온 지 100년이 넘고 국내에 정착된 엄연한 우리 소지만 얼룩무늬 때문에 아직도 젖소 또는 외국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오리 사과도 캠벨 포도도 다 외국 과일인가? 물론 아니다. 우리 땅의 정기를 받고 우리 농민이 키운 우리 농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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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육우가 값싸고 안전하기 때문에 김치처럼 언제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에서 ‘식탁의 정번(定番)’으로 불리며 저지방 참살이 쇠고기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육우 가격은 수급 불안과 수입 쇠고기 증가, 소비 위축 등에 따라 작년 추석에 비해 무려 30% 이상 폭락하여 국내 육우산업 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어떤 쇠고기를 고르느냐는 소비자가 최종 선택할 몫이지만 조상님 차례상에 수입육을 올리는 것보다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신선하고 경제적인 우리 육우가 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지 않을까.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