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 안알리고 부실 판매”… BoA등 17개은행 제소당해“제2의 리먼사태 부를라”… 정부, 검찰에 수사자제 요청
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막대한 보상금 지급으로 ‘제2의 리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줄소송이 미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금융위기 및 주택시장 침체 재발을 우려해 검찰에 수사 자제를 요청할 지경에 이르렀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주택공사(FHFA)는 BoA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주요 17개 대형은행이 1960억 달러(212조 원) 규모의 부실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담보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이들 은행들을 상대로 뉴욕 주 및 코네티컷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FHFA는 이들이 모기지 담보증권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2008년 300억 달러(32조 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책주택금융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큰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미 금융회사들은 올 초부터 모기지 증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수백억 달러 규모의 소송에 시달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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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융회사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연방정부마저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숀 도너번 주택도시개발 장관이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 주 검찰총장과 시민단체를 접촉해 ‘수사를 강행하지 말고 조정을 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뉴욕 검찰은 거부했다.
부실 모기지 소송이 미 금융권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는 미 최대은행인 BoA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은행은 이미 6월에 투자자들에게 부실 모기지증권 판매에 대한 보상금 12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AIG가 10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 예금보험공사(FDIC)는 투자자들의 손해에 비해 120억 달러의 보상금이 적다며 다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칼리안 낸디 잭스투자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소송은 금융권의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들이 흔들리면 이미 위태로운 경제회복세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