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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 문화부 장관 내정자… 2002년 이후 첫 학자 출신 ‘문화체육 수장’

입력 | 2011-08-31 03:00:00


최광식 문화부 장관 내정자. 동아일보DB

여성도, 예술인도 아니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한국 고대사를 전공한 고려대 교수 출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1990년 1월∼1991년 12월)과 김대중 정부 시절인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2002년 7월∼2003년 2월) 이후 첫 학자 출신 문화부 장관이다.

최 내정자는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장(차관급)에 임명됐고 올해 2월 문화재청장(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장관직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문화계에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말도 나온다.

문화계에서는 일찌감치 그의 장관 입각 가능성을 점쳐 왔다. 문화계에서 그만큼 조직 운영능력과 업무 추진력이 강한 사람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 내정자의 장관 발탁에는 이 대통령의 각별한 신뢰감이 깔려 있다. 그가 이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고려대 박물관장을 맡고 있던 2007년. 그는 고려대박물관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을 개설했고 당시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1회 수강생으로 등록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 업무만찬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 최 내정자는 G20 정상회의 만찬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해 성사시켰다. 박물관에서 G20 리셉션을 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결국 이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고 그 결과 이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올해 2월 설 연휴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을 관람했다. 이 대통령은 이때 이례적으로 1시간 30분이나 박물관에 머물렀다. 주변에서는 이를 최 내정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의 표현으로 해석했다. 설 연휴 직후 그는 문화재청장이 됐다.

최 내정자의 별명은 ‘을지문덕’. 추진력이 뛰어나고 친화력이 돋보여 붙은 별명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시절인 2009년엔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행사를 주도했다. 그가 관장 재직 중 국립중앙박물관은 도쿄국립박물관 베이징고궁박물원 등 일본과 중국의 유수 박물관을 제치고 관람객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 귀향전, 고려불화 700년 만의 귀향, ‘왕오천축국전’ 1300년 만의 귀향 및 첫 공개전시, 외규장각 약탈도서 반환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58) △고려대 사학과 △고려대 대학원 석·박사 △고려대 교수 △한국고대사학회장 한국사연구회장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