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 부진 고심하던 울주군‘1200m² 시험 벌초’ 고육책
울산 울주군 간월산 억새평원. 최근 울주군이 억새의 생육 상태를 실험하기 위해 평원 중간의 억새를 베어냈다. 경상일보 제공
최근 울산 간월산 억새평원을 찾은 이모 씨(43) 일행은 깜짝 놀랐다. 억새평원 3곳에 사각형 모형으로 억새가 베어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등산객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이 베어져 흉한 모습이었다. 해발 1000m 이상인 산 7개가 울산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영남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간월산(해발 1069m) 억새평원은 8분 능선에 펼쳐져 있어 가을이면 은색 물결로 장관을 이루는 곳. 광활한 억새평원을 보기 위해 전국의 등산객이 몰려드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억새가 부분적으로 베어진 이유는 억새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 울산 울주군은 3억 원을 들여 19일부터 ‘억새 군락지 보존사업’을 약 한 달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잡목 제거(2000m²·약 605평)와 비료 살포(2만 m²·약 6056평), 억새 식재(1만 포기) 등과 함께 억새평원 1200m²(약 363평)에서 억새 베기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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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간월재 억새의 생육이 부진한 것은 강한 바람과 낮은 기온 등 고지대 환경에 억새 스스로 적응한 결과라는 반론도 만만찮아 울주군의 ‘실험’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등산객 이 씨는 “억새의 생육 상태를 실험하기 위해서라면 등산객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골라 하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