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수익률 ―4.7%… 베이비부머 은퇴계획 차질
특히 각 금융회사가 퇴직자들을 겨냥해 이 상품을 ‘안정적인 노후대비용’이라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던 만큼 상품구조나 위험도를 잘 몰랐던 투자자들은 은퇴계획에까지 차질이 생기게 됐다.
월지급식 펀드란 목돈을 맡기고 일정 금액을 월급처럼 받는 금융상품으로 자산증식보다는 노후대비를 원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작년부터 쏟아져 나왔다. 연금이나 보험의 나이 제한 조건이 없는 데다 가입한 다음 달부터 수익을 바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택에 압축펀드(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와 함께 상반기 대표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이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7일 현재 7201억 원으로 이 중 80.12%인 5770억 원이 올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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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월지급식 펀드는 이번 폭락장을 맞아 안전하지 않다는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지급식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설정액 10억 원 이상)은 ―4.7%였다. 월지급식 펀드 중에서도 주식형이나 해외 채권형의 피해는 훨씬 크다. ‘칸서뫼비우스블루칩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0%, 3개월 수익률은 ―17.9%로 떨어졌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일본에선 이미 금융회사들의 무리한 분배금 경쟁과 저조한 펀드 수익률 등으로 원금 손실의 피해를 본 은퇴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월 분배금에만 혹해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다간 안정적인 노후 설계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