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삼성 계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소 MRO 기업에 대한 보호 명분과 자금력의 한계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 대신 중기중앙회는 관련 중견·중소기업들의 인수 컨소시엄 결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중기중앙회는 삼성그룹의 아이마켓코리아 인수 제안에 대해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중소기업 권익 보호와 경제적 지위 향상에 힘써야 할 조직체로서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하면 중기중앙회가 일종의 대기업이 돼 중소 MRO 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며 “이는 중앙회의 정체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와 한국베어링판매협회 등 관련 중소기업 단체에선 아이마켓코리아 인수가 소상공인 보호 취지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5000억 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중기중앙회가 마련하는 게 사실상 힘들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홈쇼핑 사업 진출에 이어 수조 원이 들어가는 제4이동통신 사업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