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백’ 인터넷서 장당 3만5000원∼1만원에 거래
명품 인기가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쇼핑백까지 번지고 있다. 이 쇼핑백은 명품을 살 경우 매장에서 제품을 담아주는 것. 샤넬과 루이뷔통 프라다 등 대부분 명품 업체들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만 쇼핑백을 줄 뿐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이 같은 ‘희소성’이 명품 쇼핑백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것.
현재 온라인 명품 대행구매 쇼핑몰이나 중고 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명품 쇼핑백이 장당 1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보통 일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종이봉투가 100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350배가량 비싼 금액.
샤넬의 경우 가로 61.5cm, 세로 52cm짜리 쇼핑백 한 장에 3만5000원을 호가한다. 쇼핑백을 장식하는 리본 끈은 160cm가 약 1만5000원, 쇼핑백에 달아주는 꽃 장식 역시 1만 원을 넘고 있다. 매장에서 포장해 주는 그 상태로 사려면 6만 원가량을 써야 하는 셈이다. 에르메스 쇼핑백은 판매자가 여러 차례 사용해 구겨졌더라도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2만50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루이뷔통과 구치는 크기에 따라 1만3000∼2만 원 선에, 디오르와 페라가모 등은 각각 1만 원 선에 거래된다.
명품 쇼핑백 등은 명품을 산 사람이 자신이 받은 쇼핑백을 직접 내놓거나 업체 관계자들이 수십 장씩 빼돌리는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샤넬 쇼핑백을 판매하던 한 누리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이 일하는 샤넬 매장에서 40장을 몰래 빼와서 팔고 있는데 한 달 만에 30장이 팔렸다”며 “대부분 여성이며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담으려는 남자들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여대생 정모 씨(25)는 “명품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 내가 명품을 구입한 듯한 자신감도 생기고 어설픈 짝퉁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도 줄 수 있어 자주 메고 다닌다”고 말했다.
명품 쇼핑백에 이어 동대문시장 등에서는 ‘짝퉁’ 명품 쇼핑백도 등장했다. 명품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인쇄한 짝퉁 명품 쇼핑백들이 장당 1000∼2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
명품 인기가 열풍을 넘어 광풍 수준으로까지 번지면서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쇼핑백까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종이로 만들어진 명품 쇼핑백이 개당 최고 3만5000원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왼쪽부터 구치 샤넬 에르메스 쇼핑백. 인터넷 캡처
반면 명품 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쇼핑백은 종이 재질이라 금방 망가질 게 뻔한데도 몇만 원씩 주고 산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