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부예산 42% 규모
15일 한국거래소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로 10대 그룹에 속한 92개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12일 종가 기준)은 568조2747억 원으로 1일 종가(698조7389억 원)에 비해 130조4642억 원(18.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열흘 남짓 만에 올해 한국 정부 예산 309조1000억 원의 42.2%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라진 셈이다. 이 같은 규모는 3월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복구와 부흥에 필요한 예산인 10조 엔(약 141조 원)과 비슷하다.
삼성그룹(19개사)은 시가총액 1위 그룹답게 주식가치 감소 규모도 가장 컸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1일 종가 기준 253조7911억 원에서 12일 207조9623억 원으로 마감돼 45조8288억 원(18.1%)이나 줄어들었다. 주가 폭락 기간 중 정보기술(IT) 업종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전자, 디스플레이 등이 주력인 LG그룹의 주식가치 감소액은 19조4651억 원으로 1일 종가 대비 22.5% 줄어들었다.
SK그룹(―21.7%), 두산그룹(―23.4%), GS그룹(―23.3%) 등의 주식 가치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내수 업종이 주력인 롯데그룹의 주식가치 감소율은 11.1%에 그쳐 폭락 장세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주식가치가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일 종가 기준으로 0.79%에서 12일 3.00%로 상승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