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만 해도 컴퓨터는 거대한 기계설비였다. 한 대 구매비용이 900만 달러에 이르렀고 60명의 운영인력, 냉방시설을 갖춘 1000m²의 공간이 필요했다. ‘개인용 컴퓨터’가 나온 것은 1970년대부터.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로 역사책에 기록된 1970년 ‘켄백-1’은 40대 팔리는 데 그쳤다. 1977년 출시된 ‘애플 II’는 당시로선 놀라운 수치인 ‘수천 대’가 팔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제조사별로 시스템 설계방식과 소프트웨어가 달라 시장을 대표하진 못했다.
하지만 IBM은 ‘PC 5150’을 내놓으면서 하드웨어 회로도와 기본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완전히 공개해 파란을 일으켰다. 수많은 회사가 IBM의 규격에 맞춘 모방 PC를 내놓았고 소프트웨어들이 줄지어 제작됐다. PC 5150은 가정용 컴퓨터의 표준이 됐다. 초소형 사이즈에 합리적인 가격의 IBM PC는 가정과 업무현장에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모델명 PC는 개인용 컴퓨터를 통칭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타임’은 1982년 올해의 인물로 IBM PC를 선정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