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에 내린 폭우로 임실군 강진면 섬진댐이 만수위를 1,2m만 남겨 주변 지역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졌던 10일 새벽 수자원공사는 수문을 열고 초당 1800t의 물을 방류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수자원공사는 이날 오전 수문을 열고 방류량을 초당 200t에서 정오에 500t으로 늘리고 다시 오후 3시에 1000t, 오후 6시 반에는 최대치인 1800t으로 높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수위는 오후 1시 193.41m를 시작으로 해 오후 5시 195.14m, 오후 11시 196.74m로 급상승했다. 사실상 댐이 지탱할 수 있는 최고 수위여서 저지선으로 간주하는 ‘계획 홍수위’인 197.7m를 1m도 채 남기지 않은 비상상황이 닥쳤다. 이대로 가면 밤 12시쯤 계획 홍수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댐이 범람하면 하류인 전북 임실과 순창, 전남 곡성 지역은 대재앙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오후 7시 20분 최고 경계단계인 심각단계가 발령됐고 댐 하류 지역인 임실과 순창, 곡성 지역 강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남원 임실과 순창 주민 2054가구 4400여 명과 곡성 지역 주민 240여 명이 높은 곳으로 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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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수위 조절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섬진강댐 수문시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섬진강댐은 수문이 댐의 정상부에 설치돼 있어 수위가 192.7m를 넘어야만 방류할 수 있다. 계획 홍수위에서 불과 5m밖에 여유가 없다. 큰비가 예상돼 물을 미리 빼려고 해도 뺄 방법이 없으니 이번처럼 물폭탄이 쏟아지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댐관리단 관계자는 “비가 더 왔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수문 문제는 내년까지 댐 하단부에 2개의 터널 형태 수문을 만들어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