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지 문화부 기자
탈북자 출신인 최 선수는 스폰서가 없어 2차 방어전을 치르지 못해 챔피언 벨트를 반납해야 할 처지였다. 일본에서도 비인기 종목 선수의 생활은 어려웠다. 쓰바사 선수는 가정집을 훈련장으로 개조해 어렵게 연습해온 헝그리 복서였다. 10라운드까지 처절한 경기가 이어지는 동안 시청자들은 “누굴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음을 졸였다.
최 선수의 판정승으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시청자들은 챔피언 벨트를 지켜낸 최 선수뿐만 아니라 “한 번도 내 경기를 못 보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펀치를 날렸다”는 쓰바사 선수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시청자 게시판엔 “쓰바사 선수를 응원했다” “쓰바사 선수의 특집을 만들면 좋겠다”는 응원의 글이 올라왔고, 쓰바사 선수는 “태어난 나라는 다르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말씀을 자극제로 삼아 매일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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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측은 “대회가 실전이라는 걸 설명했고 임수정도 이에 동의했다”고 해명했으나 임 선수는 “서로 약속된 상황에서 연출되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온라인은 이미 일본을 성토하는 글들로 끓어오른 상태다. 누리꾼들은 “그게 스포츠이고 버라이어티냐” “일본 지진 피해자를 걱정했던 게 후회된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10일 당 최고중진회의에서 “이 사건이야말로 경제대국 일본에 감춰진 폭력성과 야만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한일전이었지만 ‘무한도전’은 무한 감동을 주었고, ‘불꽃체육회’는 불꽃 튀는 설전만 남겼다.
강은지 문화부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