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전서 786일 만에 승리 기쁨 맛봐
넥센 심수창은 2009년 6월 14일 잠실 SK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6승(5패)째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을 넘었던 그가 남은 시즌 동안 승리 없이 7패만 보탤 줄은. 그리고 이후에도 11번 패하는 동안 1승도 못 거둘 줄은.
심수창은 지난달 31일 트레이드 마감 3시간을 앞두고 10년 넘게 몸담았던 LG로부터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다. 연패를 끊지 못하고 새 식구가 된 그를 넥센은 환영했다. 3일 삼성과의 경기에 이적 후 처음 등판해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하자 김시진 감독은 “저런 투수가 그동안 왜 연패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몰랐던 장점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계속 선발로 기용하겠다”며 믿음을 보였다.
김 감독의 약속대로 심수창은 5경기 만에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9일 사직 롯데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을 6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꼭 연패를 끊어주겠다며 심수창을 격려했던 동료 타자들은 1회 볼넷 2개와 안타 2개를 묶어 3점을 뽑아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심수창은 3-0으로 앞선 1회 김주찬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2회부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