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직구-변화구 던질때 동작 달라정민태코치도 현역때 약점 간파당해껌씹던 투수, KS서 껌뱉어 상대 당황美선 마이너때부터 버릇 보는 법 배워
‘투수의 버릇’ 눈치싸움
심수창이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직후였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심수창이 견제구를 던질 때와 투구를 할 때미세한 동작의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고쳤다.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투수의 버릇은 눈썰미 좋은 타자(또는 주자)에게 ‘이렇게 던지겠다’는 예고와 같다. 그래서 이 ‘버릇의 간파’를 둘러싼 눈치싸움 역시 치열하다.
○버릇의 종류는?
투수의 버릇은 주로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의 동작 차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셋 포지션에서 글러브를 두는 위치, 글러브 속에 손을 넣는 각도, 키킹 할 때 다리의 높이 등이 대표적이다. 전력분석팀에선 이를 파악하기 위해 직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장면을 연속사진으로 찍어 비교하기도 한다.
○A급 투수는 버릇이 없다?
특급투수라고 버릇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넥센 정민태 코치는 1998년(17승9패)과 1999년(20승7패) 당시 한국 최고의 투수였다. 하지만 유독 LG에만 약점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심재학(넥센 코치)이 2000년 LG에서 현대로 트레이드된 뒤 알게 됐다. 버릇이 노출된 것이었다. 이후 정 코치는 상대 전력분석팀에서도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백기투항한 무결점의 투수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파워커브의 달인으로 불렸던 김상엽(전 삼성)도 특정구종을 던질 때 혀를 내미는 버릇이 있었다. 2003년 한국시리즈 당시 주가를 올리던 모 투수는 구종별로 껌을 씹을 때 미세한 차이가 있었지만 아예 껌을 뱉고 등판해 상대팀을 당황하게 만든 일화도 있다.
○A급 타자는 버릇을 잘 본다?
보통 한국과 일본 타자들이 버릇 파악에 능숙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심재학 코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미국 교육리그에 참가했던 경험을 돌이켜보며 “미국에선 마이너리그 때부터 버릇을 보는 법을 배운다”고 지적했다.
사직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