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각나… 억울해서… 압박감에 또 한번 ‘울컥’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왼쪽)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형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분으로 임명됐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위에서 오른쪽 두번째 사진부터)도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 동아일보DB
4일 인사청문회에서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형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사실무근”이라며 울먹여 민주당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대한민국 검찰총수가 돼서 그런 울먹임이 어떻게 평가될까 잘 생각하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2009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2010년 김황식 국무총리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올해 3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
후보자들은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억울함을 호소하다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윤 장관은 배우자에 대한 투기 의혹을 해명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집사람이 가슴에 병을 앓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아들을 잃은 배우자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이었다. 진 장관은 딸의 국적 포기에 대한 지적에 “분명히 나라를 위해 헌신할 아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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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청문회가 끝나고 집에 가니 가족들이 날 붙잡고 엉엉 울더라”고 말했고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아내가 ‘그것(총장) 해서 뭐하겠느냐. 사퇴하라’고 말하더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대한 압박감은 대중 앞에 서는 것이 익숙지 않은 비(非)정치인 출신 후보자의 경우 더 심하게 느낀다. A 씨는 “장관 출신으로 인사청문회를 겪어본 청문위원들이 더 독하게 한다. 야당 의원으로 주목을 받기 위해 세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경제부처 전직 장관 C 씨는 “도덕성 흠집내기식 청문회가 끝나면 부하직원들이 임명된 장관을 어떻게 보겠나. 장관직 수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과정에서 청문회 때문에 안 하겠다는 인사도 많다”고 전했다. 이에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정책 청문회는 공개적으로 하되 사생활과 도덕성에 관련된 청문회는 비공개로 했으면 좋겠다”는 대안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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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눈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전직 장관 D 씨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공식 청문회 자리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 자체가 고위 공직자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공직자의 가족이 검증 대상이 되는 것도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야당 법사위원은 “후보자들이 눈물을 흘려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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