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보 했니?”가 인사… 중국을 바꾸는 웨이보의 힘
웨이보가 중국을 바꾸고 있다. 고속철 참사를 처음 세상에 알린 것도, 이후 국민의 분노를 결집해 언론, 지식인 등 시민사회의 변혁 몸부림을 담아내고 있는 것도 웨이보다.
웨이보는 중국에만 있는 트위터다. 트위터처럼 140자 이내의 단문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돼 있다. 중국에서는 당국의 차단 때문에 트위터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신랑왕의 웨이보가 성공을 거두자 바이두(百度), 왕이(罔易) 등 다른 포털도 ‘웨이보’라는 같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달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웨이보들의 가입자 총수는 1억9497만 명에 이른다. 6개월 만에 3배로 뛰었다.
웨이보에 가입해 트위터처럼 특정인의 팔로어가 되면 그 사람이 전하는 메시지를 자기 화면에서 받아볼 수 있다. 한국 배우 이다해 씨의 웨이보 팔로어가 20만 명이 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웨이보의 강점은 가입자가 많을 뿐 아니라 이동성이 뛰어나다는 것.
중국사회과학원의 ‘신매체 발전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이슈가 됐던 50대 사건 중 웨이보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게 11건으로 22%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바로 웨이보다. 올해 2월 중국 관영매체인 환추(環球)시보는 사설에서 웨이보를 지목하며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도시의 젊은 층에 국한돼 있어 광범위한 민의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물론 올해 초 ‘재스민 시위’나 지난해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이 알려졌을 때 각 웨이보 운용사들은 관련 단어의 검색을 차단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별다른 검열 사례가 없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 통제하의 중국 언론이 고속철 사고 이후 ‘금기의 벽’을 넘으며 사회변혁의 주체로 나서는 배경으로 3가지를 들었는데 첫째 이유가 웨이보였다. 새로운 매체가 발달해 신속히 사고 소식 등이 전파되면서 대중들의 여론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둘째는 통제 상황에서도 대중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자 PD 등 ‘이상주의자 미디어 프로페셔널’들이 늘고 있고, 마지막으로는 공산당 내부에서 개혁세력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