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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대강 사업 이후 홍수 위험 줄었다]“한강, 물그릇 키우고 배수구 늘렸더니 안 넘쳐”

입력 | 2011-07-26 03:00:00

한강, 여주 수위 1.2m 낮아져…“수변시설 설치때 오염 조심”




22일 오후 2시 경기 여주군 여주읍 단현리 남한강살리기 6공구 강천보 건설현장.

올봄에 비해 수량이 부쩍 많아진 것이 한눈에 띄었다. 생태공원 등 수변시설이 들어설 강천보 상류 쪽에 있는 강천섬으로 이동하자 약 200m 강 건너 새로 쌓은 제방 위로 건물 지붕들이 눈에 띄었다. 모두 이번에 새로 쌓거나 높인 제방이다. 강물은 제방 3∼4m 아래를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노섭 여주대 토목과 교수(49·토목과)는 “강폭도 넓어지고 바닥도 깊어졌다”며 “물을 담는 ‘포켓(주머니)’이 커졌으니 자연히 물을 담을 수 있는 양이 늘었고 그만큼 홍수 위험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교수는 “1994년부터 여주 일대 남한강 조사를 시작한 이래 준설이 이뤄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역행침식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일대 수위는 과거보다 1.2m 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수권 을지대 보건환경안전과 교수(54)는 수위 저감에 대해 “준설 외에도 하천변에 저류지(물이 넘치면 일정량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를 조성하고 침수지역에 배수구를 추가로 설치한 것이 홍수 절감 효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한강과 연결되는 금당천 하류에서는 검은색의 ‘그물망태’ 수천 개가 목격됐다. 하상보호공의 일종으로 직경 2m의 망태에는 길이 10∼15cm의 자갈이 2t가량 들어있다. 이런 돌망태가 이곳에만 8000개가량 설치됐다. 서로 줄로 연결돼 단단히 고정된 돌망태는 지천 둑의 침식을 막는 기능과 함께 토사가 퇴적되면 이곳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풀과 물가에서 잘 자라는 나무들이 성장하게 된다. 이번 장마 때 유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날 확인 결과 유실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흘러가는 물빛은 언뜻 봐도 흙탕물이 아니라 보통 수준의 탁도(濁度)를 유지하고 있어 대규모 보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채 교수는 “지금은 물이 맑아 보이지만 완공 이후 강을 오염시키는 요소들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천의 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량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완공 후 체육 문화 등 수변시설을 설치하더라도 이로 인해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금강, 침수 없었지만 보로 인한 강물정체-수질악화 가능성 ▼


22일 오후 충남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 금강살리기 7공구(공주지구) 현장. 이곳은 지난해 8월 14일 시간당 180mm가량의 국지성 호우로 침수됐던 곳. 그러나 올해는 가물막이 높임 공사를 통해 침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금강보 상류인 신관동 금강둔치공원과 정안천, 상서리 등지도 지난해 침수가 있었지만 올해는 피해가 없었다. 박무종 한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금강은 비교적 완만하고 폭도 균일한 편으로 홍수 발생 시 비교적 일정한 흐름이 발생한다”며 “유입되는 지천의 규모도 작은 편이어서 본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충남 연기군 남면 나성리 세종보 건설 현장. 주변이 세종시 건설 현장이어서 거기서 유입된 흙탕물로 탁도가 높았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 바로 평상시 수준을 회복한다. 이번에 705mm가량의 비가 퍼부었지만 홍수 피해는 별로 없었다. 수위가 4대강 사업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세종보 인근 금남교에 대한 수위예측치는 요즘 들어 실제 수위보다 항상 2∼2.5m 높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홍수 위험은 수위가 좌우하니 그만큼 안전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보로 인한 강물의 정체로 저수지화 현상이 생기면서 부영양화가 촉진될 수 있다”며 수질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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