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프로골퍼 홍란. 스포츠동아DB
■ 에비앙 마스터스 공동6위
우승 놓쳤지만 ‘톱10 목표’ 초과달성
지난해 에비앙 컷탈락 아쉬움도 훌훌
“골프 보는 눈, 더 넓어진 것 같아 기뻐”
“작년에는 컷 탈락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하세요.”
이날 약속 장소엔 KLPGA 선후배인 서보미와 선승효 등이 함께 했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홍란의 에비앙 마스터스 출정처럼 흘러갔다. “건배! 홍란의 에비앙 마스터스 선전을 위하여!”
두 시간 남짓 계속된 식사 자리에선 다양한 얘기가 나왔다. 바로 전에 끝난 US여자오픈도 화제였다. “아까웠어요. 희경이가 우승할 것 같았는데….”
홍란과 서희경은 프로 무대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다. 그러니 서희경의 연장전 패배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유)소연이가 우승한 것도 잘한 거지만 그래도 희경이가 우승하길 좀더 바랐거든요. 아쉽더라고요. 이번에 에비앙 가서 만나면 위로 좀 해줘야겠어요.”
큰 대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홍란은 오히려 친구를 먼저 생각했다. 그리고는 “첫 번째 목표는 컷 통과이고, 조금 더 기대하면 ‘톱10’에 들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목표를 밝혔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빠, 엄마와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다. 홍란은 “작년 에비앙 출전에서 컷 탈락하는 바람에 부모님의 선물 하나 사오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올려 꼭 부모님 선물을 사오겠다”고 다짐했다.
홍란의 부친 홍춘식 씨는 “(홍)란이가 좋은 성적 내면 시계를 사가지고 오겠다고 했는데, 이미 시계보다 더 값진 선물을 해줬다.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홍란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그는 경기 뒤 “이번 대회를 통해 골프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다”는 말처럼 값진 교훈을 얻고 돌아오는 홍란의 하반기 활약이 더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