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혼자 사회-질의 진행… 관례따라 가족도 함께 출석
상원 인준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워싱턴 시내 연방상원 오피스인 덕슨빌딩 419호에서 열렸다. 청문위원들이 앉는 단상에는 청문회를 주재하는 웹 위원장만 참석했을 뿐 다른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다른 청문위원들은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결국 웹 위원장 혼자 사회를 보고 질의까지 하는 1인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대부분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김 지명자와 관련해 논란이 될 만한 문제가 없는 데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최대 현안인 부채한도 인상 문제를 놓고 대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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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 청문회장에 가족들을 동반하는 것은 미 의회의 전통이다. 가족이 청문회에 나와 영광스러운 자리에 지명된 것을 함께 축하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상원의 공직자 인준청문회는 그 대상이 차관보급 이상 공무원 등 600여 자리에 이르는데 결코 호락호락한 형식적 통과의례는 아니다. 대통령이 지명한 뒤 청문회가 열리기까지 수개월씩 걸리고 청문회가 며칠씩 열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이날 김 내정자 청문회에서 보듯 일단 자격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내정자에 대해서는 앞길을 축하해주고 본인의 다짐을 들으며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김 지명자는 모두발언에서 “35년 전 나를 미국으로 데리고 온 부모님은 내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첫 주한 미국대사로 일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며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부터 공직에서 일하기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외교관이 됐을 때 부모님은 자랑스러워했고 한반도 관련 일을 하게 됐을 때는 무척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교관은 특별한 지위이지만 가족에게는 항상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때때로 두 딸이 ‘이사 그만 다닐 수 있도록 나가서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해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해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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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