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 몰라서 병 키우는 경우 많아
많은 축농증 환자들이 병원에서 축농증 진단을 받기 전까지 자신이 축농증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는 축농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코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 코감기 증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비염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증상이 다섯 가지 이상 나타난다면 코감기나 비염이 축농증으로 악화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1. 콧물이 수시로 흐르고, 코가 자주 막힌다.
2. 머리가 멍하니 무겁고, 때때로 지끈거린다.
3.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곤 한다.
4. 콧물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5. 콧물이 목 뒤쪽으로 넘어간다.
6. 식욕이 없고 권태감을 느낀다.
7. 기억력 감퇴, 주의력 부족 등이 나타난다.
8. 끈적끈적한 점액성 콧물이 나온다.
9. 고개를 숙여 일하거나 책을 보면 머리가 아프다.
10.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고, 이가 욱신거리는 치통이 있다.
이미지제공: 편강한의원
코 주변에는 부비동이라고 하는 동굴처럼 생긴 공간이 있다. 이 부비동은 호흡을 할 때 공기가 통과하는 공간으로, 콧물이 부비동 내 점막에 넓게 퍼져 콧속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하고 있다. 비강의 콧물과 섬모는 공기와 함께 들어오는 이물질과 유해물질, 세균 등을 걸러내어 기도와 폐를 보호한다. 또, 지나치게 차거나 더운 공기를 알맞은 온도로 바꾸고, 습도를 맞추어 폐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코감기나 비염에 걸려 점막이 부으면 부비동의 입구가 막히는데, 이것이 코막힘 증상이다. 입구가 막혀 있으니 코로 신선한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고, 부비동의 콧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고이면서 각종 세균이 번식한다. 이렇게 고인 콧물은 부패하여 염증이 된다. ‘축농증’이라는 이름은 ‘농이 고여 있다’는 의미이고, 축농증의 정식 명칭인 ‘부비동염’은 이 부비동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을 말한다.
콧물이 부비동 안에 고여 부패하는 과정에서 독소가 발생하고, 혈중 히스타민이 증가하게 된다. 히스타민은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염증과 알레르기가 있을 때 분비되는 유기물질로,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콧물의 분비량도 더욱 늘어난다. 독소와 히스타민은 뇌혈관을 확장시켜 피로감을 주고 집중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축농증을 앓으면 짜증을 잘 내고 피로감이 커지게 된다.
일반적인 축농증의 치료 방법은 콧속에 고여 있는 고름을 긁어내고, 콧물의 분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축농증 개선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에 따라 금세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축농증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문제가 치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 내부의 폐, 비장, 신장 등의 기능이 허약하여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외부의 뜨거운 기운이나 차가운 기운, 안 좋은 기운이 코와 부비동에 침입하여 코에 질병이 생긴다고 본다. 즉, 축농증을 코의 문제가 아니라 안 좋은 기운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약해진 면역력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축농증 개선을 위해서는 코의 치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몸의 전체적인 면역력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축농증은 부비동이라는 공간이 폐쇄되어 생기는 질병이므로 우선 콧속의 부기를 가라앉혀 닫힌 입구를 열어주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폐를 건강하게 하면 편도선이 강화되면서 면역력이 높아지고, 염증이 가라앉게 된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비로소 부비동의 입구가 열리면서 공기의 순환이 원활해지고, 고인 농이 배출되어 증상이 완화된다. 이후 폐 치료가 계속되면 면역력이 점차 증강되고, 염증 유발 요인을 이겨낼 수 있는 몸이 된다. 폐 건강을 위해서는 폐의 열을 내리고 정화하는 청폐차를 복용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축농증은 치료가 어려운 반면, 재발은 쉬운 질환이므로 예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축농증이나 비염 등 콧속에 문제가 있다면 다음 사항을 유의하는 것이 좋다. 우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혈관이 수축을 일으켜 저항력이 떨어지며, 실내외의 온도 차가 큰 경우에도 저항력이 크게 떨어진다.
또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콧속에서 세균이나 불순물을 걸러내는 기능이 저하되므로 습도는 45~50%가 적당하다. 업무나 학업 중 머리를 앞으로 숙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아침저녁으로 생리식염수나 소금물로 콧속을 헹궈주면 답답함이 조금 해결된다.
도움말: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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