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KT의 옥외광고. 멀리 떨어진 KT의 관제센터에서 그때그때 다른 광고를 내보낸다. 매주 일요일 방송되는 음악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끝나자 다음 날 바로 게재된 인터넷 음악사이트의 광고. KT 제공
최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디지털 사이니지’라는 새로운 옥외광고 덕분에 가능해진 일들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기존 광고판과는 달리 통신망을 통해 중앙에서 광고판 하나하나를 제어할 수 있다. 전에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광고를 바꿔야 해 광고를 교체하는 데에만 며칠씩 걸렸다. 하지만 디지털 사이니지는 ‘똑똑한 옥외광고’를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이 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장화 광고, 해가 뜨면 수영복 광고를 보여주는 식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이런 식의 맞춤형 광고를 중앙 관제실에서 실시간으로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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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근거리통신기술(NFC)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옥외의 LCD 광고판에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광고 속 매장의 할인 쿠폰이 자동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얼굴 인식 광고도 등장했다. 일본 전자업체 NEC는 지난해 ‘패널디렉터’라는 새로운 광고판을 선보였다. 옥외광고판에 소형 카메라를 달아 광고를 지켜보는 사람의 얼굴을 촬영하는 것이다. NEC는 이렇게 촬영한 얼굴을 미리 만들어 놓은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 뒤 인종과 나이, 성별 등을 판단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본 통신사 NTT도 도쿄 시나가와역에 이처럼 카메라가 들어간 광고판을 시범 설치했다. 다만 NEC의 광고판처럼 사람의 얼굴을 파악하는 대신 사람 얼굴과 시선을 파악해 몇 명이 광고를 봤는지를 헤아린다. 광고 효과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KT 디지털 사이니지 TF팀장 정광수 상무는 “디지털 사이니지는 전국단위 광고를 원하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특정 길목을 지나는 사람에게만 싼값으로 광고를 보여주고 싶은 개인사업자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광고”라며 “앞으로 다양한 쌍방향 서비스를 구현해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 기기처럼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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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인턴기자 서울대 가족아동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