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별 논술대비 핵심 키워드
지난해 논술중심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한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1학년 전민정 씨(왼쪽)와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이형래 씨는 “여름방학동안 최근 3개년의 논술 경향을 살피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연습을 하면 대입 논술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역시 논술중심전형이다. 정부 방침에 따라 논술 100% 전형은 없어졌지만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술관련 전형에서의 논술반영 비율은 50∼80%다. 대입 수시모집에 합격하기 위해선 논술이 변수다.
승산은 있다. 비교적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름방학 동안 본격적으로 논술고사를 준비하면 된다. 지난해 수시 논술중심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한 동국대 컴퓨터공학과 1학년 이형래 씨(19)와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1학년 전민정 씨(19·여)에게 여름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실전 논술 대비법을 들어봤다.
○ 인문계열논술① 최신 논술 경향을 살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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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에는 ‘사회 실재론’ ‘인터넷 세대의 소통문제’ ‘저출산 문제’ 등 교과서 속 개념이나 현대사회에서 공론화된 문제들이 등장한다. 전 씨는 “최근 떠오르는 시사이슈는 사회이론을 뒷받침하는 예시로 등장하므로 흐름을 아는 정도만 공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동안 시간을 정해 꾸준히 논술 제시문을 읽고 답안을 써보자. 지금은 논술 문제유형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제시문을 읽을 때는 필자의 주장, 글의 특징, 중요한 이론 등을 뽑아낸다는 생각으로 읽는다. 중요한 내용을 여백에 간단히 정리해두면 답안을 적을 때 참고할 수 있다.
○ 인문계열논술② 쓰고→ 베끼고→ 고쳐라!
무작정 답안을 적는다고 실력이 늘진 않는다. 답안을 써보는 이유는 내 글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논리력을 높이기 위해서임을 명심해야 한다.
전 씨는 기출문제를 풀 때 ‘3단계 원칙’을 지켰다. 먼저 실전처럼 시간을 정해두고 기출문제를 풀었다. 이는 자신의 지문 이해력, 답안 작성능력, 글 쓰는 속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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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처음 작성한 글을 다시 고쳐 쓴다. 모범답안을 베껴 적어봤으므로 내 글의 논리가 부족한 부분과 글의 사족(蛇足)을 찾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해 답안을 완성한다. 전 씨는 “글을 쓸 때는 접속사를 사용하거나 문장을 길게 쓰는 게 멋져 보이지만 글을 읽다 보면 복잡하고 불편하다”면서 “글을 고쳐 쓰면서 반복되는 표현, 필요 없는 문장을 지우고 한 문장이 50자 내외가 되도록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 자연계열논술① 개념부터 완벽히 정복하라!
자연계열논술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기본개념을 연결해 출제하는 통합형 문제가 많다. 이 씨는 “자연계열논술은 난도 높은 과학이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교과서 속 기본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과학이론을 놓치고 있다면 답을 맞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방학을 이용해 ‘개념정리 공책’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과학탐구 영역의 개념을 꼼꼼히 정리해두면 자연계열논술뿐 아니라 수능까지 대비할 수 있다. 공책을 펼쳐 단원 제목을 적은 뒤 커다란 표를 만든다. 이후 교과서의 중요 개념, 기본개념, 실험결과와 심화과정에 나오는 난도 높은 개념까지 순서대로 적어 넣는다. 이 씨는 “단원과 관련된 과학지식과 이슈까지 적어두면 과학적 이론들이 교과서 속 개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려운 지문과 친해지는 과정도 필수다. 이 씨는 틈틈이 과학 전문잡지를 꼼꼼히 정독하고 심화문제를 풀며 어려운 개념과 친해지려 노력했다. 그는 “과학 잡지에서 염색체 끝 부분인 텔로미어(telomere)에 관한 설명을 읽고 개념정리 공책에 기록해 뒀는데 이 내용이 실제 대입 논술 제시문에 등장했다”면서 “최근 과학계에서 일어나는 이슈, 새로 떠오르는 용어들은 한 번씩 짚고 넘어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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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연계열 학생들은 문제에 공식을 대입해 간결하고 정확히 답을 내는 것에 익숙하다. 따라서 자신의 논리를 여러 문장으로 서술해야 하는 논술답안 작성을 힘들어 한다.
이 씨는 방학 동안 수학, 과학탐구영역 문제를 풀 때 공식을 풀어 쓰는 연습을 했다. 예를 들어 제시문에 분자의 1층 구조가 제시되고 이 분자의 4층 구조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나오면 층별로 달라지는 분자의 구조와 그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하며 적었다. 그 다음 전체적인 분자의 구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꼼꼼하게 문제를 풀었다.
이 씨는 “단 두 줄의 공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라도 이 문제에 왜 공식이 적용되는지, 공식의 원리가 무엇인지 등 풀이과정을 생략하지 말고 단계별로 적어보라”면서 “교과서에서 배운 기본개념부터 출발해 내 생각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말하듯 서술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진 기자 ymj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