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集)/이제하 외 지음/280쪽·1만2000원·우리글
술에 대한 예찬과 낭만만을 노래한 책은 아니다. 작가 21명이 술을 주제로 쓴 다양한 미니픽션(극히 짧은 소설) 52편을 모았다. 소설가 이제하 씨는 ‘비취도’에서 남해의 한 외딴섬에 몰려든 관광객들의 술판을 평정한 관리인 얘기를 꺼내고, 김민효 씨는 ‘탱고를 기다리며’에서 어부들을 상대로 술과 몸을 파는 여자 사연을 풀어냈다. 짧게는 2∼3쪽에 그치는 픽션이지만 저마다 완결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우 최불암 씨는 추천사에서 “작가들이 눈으로 취할 수 있는 술집을 만들었다. 술 없이 풍류는 없고, 풍류는 문학과 예술의 바탕”이라고 썼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