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국가대표… 평창 ‘골드신화’ 쏠겁니다”
강원 태백시 통리초교, 황지중, 황지고 선수들로 구성된 태백 연합스키팀 선수들이 오투리조트 주차장에서 롤러스키를 타며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황지중 제공
폐광 지역인 강원 태백시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의 꿈이 영글고 있다. 이 지역 통리초등학교, 황지중학교, 황지고등학교 선수 19명으로 구성된 태백교육지원청 연합스키팀은 아직 국내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한 스키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2006넌 11월 통리초교에서 스키부가 창단한 이후 선수로 활동해 온 이들은 전국 최강의 실력을 자랑한다. 특히 이들의 성적은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스키 불모지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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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중고 13명의 선수 중 3명이 바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에 뽑혔고 6명은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후보 선수에 선발됐다. 올해 황지고에 입학한 조용진 군(17)은 2월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중등부 크로스컨트리 종목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해 2018년 겨울올림픽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가대표 후보 선수이기도 한 조 군은 “우리 도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7년 뒤엔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대표인 강윤재 군(16)은 “평창 유치가 확정되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새롭게 키우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대표 후보 선수인 김은호 군(16)은 “학기 중에도 하루 2시간 반가량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며 “평창 유치의 꿈이 이뤄졌으니 이제 2018년 무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고 싶다”고 말했다.
태백 연합스키팀 선수들의 활약은 평소 넉넉지 않은 예산과 시설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다. 겨울 시즌이 끝나면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어 학교 운동장과 우석산 등지에서 달리기를 통한 체력 훈련에만 주력할 수밖에 없다. 롤러 스키를 타는 것이 그나마 스키 실력을 유지하는 훈련이다. 이마저도 장소가 허락되지 않을 때는 인근 리조트 주차장을 훈련장으로 이용한다.
특히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인근에 사격장이 없어 아쉬움이 크다. 그나마 여름방학 기간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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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영갑 감독(36)은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이들의 열정과 지역사회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며 “선수단이 7년 뒤 영광의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하나가 돼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태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