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사업장서 32곳 분리… 민노총선 28곳 ‘딴살림 노조’
복수노조 시행 첫날인 1일 예상을 뛰어넘는 수의 기업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제출해 노동계에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복수노조가 생기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상급단체 가입 등을 놓고 노조 간 갈등이 빚어질 여지가 있어 양대 노총 중심의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1일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낸 76개 노조 중 노조가 없던 사업장 5개를 제외하면 복수노조 사업장이 71개나 생겼다. 이들 중 택시 버스 등 운수업종 노조가 41개, 그 외 업종이 30개다. 이 중에는 전국단위 조직을 갖춘 금융기관인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도 포함돼 있다. 이들 중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서 분리돼 나온 것이 32개, 민주노총이 28개이고 미가입 노조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11개다.
첫날 신고 수만 놓고 어느 상급 노동단체가 타격을 받을 것인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노총에서 분리된 노조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대우증권, KEC, 서울도시철도공사, 발전3사(남부 서부 남동발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장의 기존 노조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다. 이 때문에 향후 양대 노총에서 신설되는 노조를 놓고 경쟁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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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노총’ 출범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금호고속을 비롯해 인천의 한성운수와 새 노조 설립이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 등은 상급단체 ‘무용론’을 주장하며 개별노조의 길을 선택했다. 이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지면 기존 노조와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산업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