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응백 씨 ‘창악집성’ 출간
하 씨는 “기존의 국악 사설집은 현장의 사설을 옮기는 것에만 주안점을 두어 문학적 전문성이 결여되거나 해석이 부정확했다”면서 “이 때문에 정확한 사설의 내용을 모르고 부르는 경우가 허다했고 청중도 가사의 뜻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 씨는 5년 동안 사설을 모으고 고문헌과 방언과 전설 등을 참조해 사설을 정리했다. 이를테면 서도민요인 ‘연평도 난봉가’에는 ‘긴작시 강변에 아가씨나무, 바람만 불어도 다 쓰러진다네’란 부분이 있는데 일부에서는 ‘긴작시’를 ‘긴낙시’로도 부르기도 한다. ‘아가씨나무’의 뜻도 불분명했다. 하 씨는 연평도 북쪽 해안에 ‘긴작시’라는 지명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고, 연평도에 전해 내려오는 임경업 장군 전설에서 ‘가시나무로 낚시를 했다’는 부분에 착안해 아가씨나무는 가시나무가 변해서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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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10월 서도소리(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민요와 잡가)를 보존하기 위해 사단법인 서도소리진흥회를 출범시키고 이사장을 맡았다.
“서도소리는 북한에서 소리의 명맥을 잇지 못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남도소리에 비해 사장돼 있습니다. 중요한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단체를 만들었죠. 책을 쓰면서 거둔 또 하나의 수확입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