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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머리싸움서 2% 채워라

입력 | 2011-06-21 03:00:00

라이벌 쑨양, 자유형 200-400m 시즌 세계랭킹 1위상하이 세계선수권, 레이스 운영이 메달 색깔 좌우




“2009년 로마 때보다는 낫지만 장담하기엔 이르다.”

20일 끝난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에 대한 평가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 48초92로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49초61)를 제치고 우승했고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5초92, 400m에서는 3분44초99로 정상에 올랐다. 멕시코의 고지대(산루이스포토시)에서 지구력을 높이는 훈련을 한 뒤 피로 해소가 덜 된 상태에서 출전한 대회에서 낸 기록 치고는 좋다는 평가다. 상하이 세계선수권(7월 16∼31일)이 한 달여 남은 점을 감안하면 기록 단축의 여지도 많다. 하지만 라이벌 쑨양(20·중국)도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타고 있어 상하이에서 2009년 로마대회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아픔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2%를 더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쑨양은 자국 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99, 400m에서 3분41초48을 기록해 올 시즌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박태환이 기록한 개인 최고 기록과 비교해 자유형 200m(1분44초80)에선 뒤지지만 400m(3분41초53)에선 앞선다. 특히 쑨양은 광저우에서 작전 실패로 두 종목 모두에서 박태환에게 간발의 차로 은메달에 머물러 상하이에서 복수하겠다는 각오에 차 있어 둘의 경쟁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옆에서 보좌했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자유형 400m의 경우 지략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쑨양은 광저우에서 박태환의 초반 강공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처음부터 50m 랩 타임을 줄이면서 공격적으로 레이스를 운영하는 훈련을 충분히 했을 것이란 분석. 최근 기록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게 이런 훈련의 효과라는 것이다.

송 박사는 “결국 당일 레이스 전략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형 400m가 경영 첫날인 7월 24일이니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날 자유형 200m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