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 - 키네틱 아트 거장 크루스디에스 국내 첫 개인전
형태 없이 색채만으로 예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가 카를로스 크루스디에스씨의 공간설치 작품. 투명한 빛의 띠가 겹쳐지면서 빛의 간섭현상을 체험하게 한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서울 강북구 번동 ‘꿈의 숲 아트센터’ 공원에 자리한 상상톡톡 미술관과 드림갤러리에서 열리는 ‘색의 공간, 빛의 시간: 유쾌한 색과 빛 체험’전은 색을 몸으로 느끼는 전시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카를로스 크루스디에스 씨(88)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크루스디에스 씨는 관객의 이동과 시선에 따라 작품의 선과 형태가 움직이는 듯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옵-키네틱 아트의 거장. 형태가 아닌 순수한 색에 집중한 작품을 발표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전시장에선 예술과 과학,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쌍방형 체험작업과 평면, 설치작품을 볼 수 있다. 색과 색의 경계에서 제3의 색이 만들어지는 색 간섭현상, 여러 색과 형태가 겹쳐지면서 일어나는 착시현상을 배우는 자리다. 특히 상상톡톡에 설치된 작품은 색의 과학적 원리를 확인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색채로 된 빛의 띠가 흰 벽면에 등장하면서 빛의 변화와 모호성을 보여주는 ‘움직이는 빛 놀이 시간’, 투명한 색상의 비닐판의 틈새 사이로 주변을 관찰하는 ‘유쾌한 색깔 소나기’ 등.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작가와 더불어 현재진행형 작품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경험한다.
지식을 개입하지 말고 눈으로 본 것을 오롯이 즐길 때 만족감이 더 커진다. 9월 13일까지. 5000∼8000원. 02-2289-540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