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지서에 사용등급 표시”“버스-지하철에도 마일리지 도입”
지난달 26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안내소를 방문한 시민들이 전시된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 공모전’ 1차 선정 작품을 놓고 기호에 따라 각자 선호하는 아이디어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제공
20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에선 중고교 부문 618건, 대학·일반 부문 1720건, 공공·전문가 부문 3342건 등 총 568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예년보다 높은 호응을 보였다. 공모전 심사위원들은 본선 입상작들에 대해 “뜬구름 잡기식이 아닌 생활과 밀접한 실용적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주부 한은희 씨(51)가 낸 ‘아파트 고지서 에너지 사용등급 표기’ 아이디어는 관리비 고지서에 민감한 주부들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 장려상을 받았다. 한 씨는 어느 날 같은 단지 내 주부들과 얘기를 나누다 같은 단지, 같은 평수에 살아도 관리비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됐다. 그는 “같은 단열재로 시공된 한단지에서 관리비가 최대 2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결국 각 가정의 에너지 소비습관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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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전문가 부문에선 에너지관리공단 직원 이강훈 씨(36)가 낸 ‘대중교통 이용 토털 마일리지제’가 눈길을 끌었다. 항공 마일리지 개념을 버스와 전철 등 각종 대중교통에도 적용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올리자는 것. 이 씨는 “출퇴근할 때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중교통으로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와 철도, 항공, 해운, 지하철 등을 모두 잇는 ‘통합 마일리지제’를 마련하고 일정 비율에 따라 다른 교통수단에도 이를 환산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우수상을 받았다. 예컨대 이 씨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면 버스와 지하철을 열심히 타서 적립한 마일리지를 여름휴가철에 항공 마일리지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보급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314만3000대로 이용대수를 1%만 줄여도 연간 약 1억1369만8000L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총 66만5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규모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