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1단계 관문 ‘영어내신’“해외파 성적산출방식 문제” 지적
외국어고 입시에서 중학 영어내신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입시업체에는 외고에 지원할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자녀의 귀국과 내신시험을 치르는 시기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는 문의가 많다. 동아일보 DB
○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한 번에 ‘올 1등급’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에서 해외파 학생 2명이 서울지역 최상위권 외고에 합격했다. 두 학생은 3학년 2학기 중간고사 직후 이 학교로 편입했다. 각각 캐나다와 홍콩에서 5년 이상 생활했던 두 학생은 2학기 기말고사에서 영어 1등급을 받았고 이것이 중학 2, 3학년 평균등급으로 환산돼 영어내신 ‘4학기 올 1등급’을 받았다. 최상위권 외고의 1단계 서류전형을 무리 없이 통과했던 이들은 경쟁률이 가장 높고 인기 있는 영어과와 중국어과에 각각 합격했다.
한편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국내파’ 김모 군(16). iBT 토플 115점에 교내외 영어 관련 토론 및 말하기대회에서 탁월한 수상실적을 자랑하는 학생이었다. 초등생 때부터 외고를 목표로 했던 김 군은 중학 3년 내내 철두철미하게 영어내신을 관리해 3개 학기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지만 3학년 2학기에 실수로 두 문제를 틀려 3등급을 받았다. 소신대로 원하는 외고 영어과에 지원했지만 결국 낙방했다. 김 군의 어머니 이모 씨(42·서울 강남구)는 “여러모로 아들의 탁월한 외국어실력이 검증됐고 외고만 바라보고 준비했는데 한 번 실수로 1단계도 통과하지 못해 속상했다”면서 “3년 내내 목숨 걸고 공부해도 영어내신 1등급 받기란 쉽지 않은데 외국에서 돌아와 시험 한 번에 4학기 올 1등급 받고 외고에 합격한 학생들 보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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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내신, 외고 1단계 합격관문!
상위권 외고일수록 합격자의 영어내신 성적은 올 1등급에 가까워야한다. 교육업체 ㈜하늘교육이 2011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합격자의 입시결과를 분석한 결과 경쟁률이 높았던 상위권 외고의 4개 학기 영어내신총점(160점 만점) 평균은 대원외고가 157.7점, 대일외고가 157.4점이었다. 학기별 등급으로 따져보면 4개 학기에 1, 1, 1, 1등급을 받거나 1, 1, 1, 2등급, 1, 1, 2, 2등급 정도를 받아야 합격권이라는 의미다.
입시에서 내신 성적이 더욱 강조되고 학생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어내신 1등급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경쟁이 치열한 일부 교육특구의 경우 최상위권이라도 시험에서 단 한 문제를 틀리면 전교 등수가 50, 60등 밖으로 밀려나 1등급은 요원한 실정이다.
서울 강남지역 한 중학교 교감은 “한 해에 한 학년에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7, 8명이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마치고 국내 중학교로 전학 혹은 편입을 한다”면서 “이들이 외고 진학시 내신 성적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귀국시기를 조율하는지 알 수 없으며 학교는 지침에 따라 성적을 산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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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