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약심의委, 44개 일반약 ‘의약외품’으로 전환
15일 의약품 재분류를 위해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의사와 약사 대표들이 최원영 보건복지부 차관(가운데)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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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모처럼 의료계와 약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의료계 4명, 약사계 4명, 소비자단체 4명 등 위원 전원이 참석해 4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파행은 없었다. 21일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재분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과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감기약을 ‘약국외 판매약’으로 새로 분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 아슬아슬한 중앙약심
이날 의료계와 약계 대표들은 보건복지부 보고 안건의 검토 순서와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서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간 재분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면 갈등이 격화될 것이 예상되는 이유다. 의약품 재분류는 의사의 처방권이 달린 첨예한 사안이라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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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비율은 8 대 2 정도.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이 검토되는 의약품은 잔탁 큐란 등 위장약, 손톱무좀 치료제, 히알루론산나트륨, 인공누액 등이다. 반대로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이 검토되는 의약품은 프로나제 등 소염효소제다.
○ 제약사 “슈퍼 판매 신중히”
의약외품을 8월부터 슈퍼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살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가 기존 유통망인 약국의 눈치를 보고 있어 슈퍼 판매 채널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약’으로 50년 동안 장수했기 때문에 우선 약국 유통망을 유지할 것이다. 앞으로 일본 등 외국의 사례를 검토해 슈퍼 판매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동국제약은 “복합마데카솔·마데카솔케어가 주력 제품이고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마데카솔은 원래 약국에서 거의 팔리지 않았다. 당장 유통망을 바꾸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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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진통제 등 감기약의 경우 슈퍼에서 살 수 있기까지는 1,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약품을 약국외 판매약으로 분류하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 복지부는 위원회 논의와 공청회를 거쳐 올해 정기국회에 약사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