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도 발끈했다. KT는 “SK텔레콤이 더 심하다”고 했고, LG유플러스는 “우리도 SK텔레콤의 위법행위를 방통위에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LG유플러스의 대응이 좀 더 강했던 건 SK텔레콤이 자사의 가입자는 이달 들어 약 2만3000명 줄어들었는데 그동안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약 1만7000명 늘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진흙탕 싸움이다. 한두 번 반복되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식상하다. 이번에는 휴대전화 보조금이었지만 작년 2월에는 초고속인터넷이 문제였다. 당시 SK텔레콤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는 “현금 42만 원을 경품으로 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KT를 공격했다. 그 전에는 SK텔레콤이 공격을 받았다. 2009년 11월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내놓고 인기몰이를 하자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옴니아’로 맞불을 놓았다. 지금 옴니아는 소비자들이 보상판매를 요구할 정도로 ‘실패한 스마트폰’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SK텔레콤이 옴니아를 한 대 팔 때마다 대리점 영업사원에게 약 10만 원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한 덕에 옴니아가 아이폰을 앞섰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저쪽이 잘못했다”고 고자질 전쟁을 벌인다. 연간 매출이 10조 원 단위인 회사들이 벌이는 싸움치고는 한심하다.
김상훈 산업부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