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美대사관 테러 총지휘한 무함마드, 軍검문에 걸려 사망
미국은 224명의 목숨을 앗아간 케냐와 탄자니아 자국 대사관 폭탄테러 이후 무함마드에게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집요하게 뒤쫓았다. 그는 13년간이나 미국연방수사국(FBI)의 현상수배 순위 1위에 오른 인물이었지만 능수능란한 변장술로 추적을 따돌렸다. 그는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5가지 언어를 구사하고 10여 개의 가명을 쓰면서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테러활동을 벌였다. 무함마드는 케냐와 작은 섬나라인 코모로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
최후의 순간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왔다.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는 7일 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외곽에서 부하와 함께 도요타 차량을 타고 이동하다 길을 잘못 들어 정부군 검문소로 접어들었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속도를 높여 달아났다. 총격전이 시작됐고 두 사람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무함마드는 몸통에 3발을 맞고 숨졌다. 무함마드는 당시 가짜 남아프리카공화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정부군은 그를 남아공 국민으로 알고 시신을 땅에 묻었다. 그러나 차량에서 현금 4만 달러와 무기류, 노트북, 휴대전화 등이 무더기로 발견됨에 따라 정부군은 그의 시신을 파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유전자(DNA) 검사를 벌인 결과 무함마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